서울 아파트 거래가 급감한 가운데도 8월 들어 아파트값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6월 대출 규제로 둔화되던 흐름이 반전된 배경에는 마용성·강남 등 주요 지역의 강세가 자리잡고 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16곳에서 상승폭이 커졌고, 과천·분당 등 경기 주요 지역도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방향성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거래량 감소 속 가격만 오르는 이른바 '거래 절벽 속 반등' 양상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잠잠하던 서울 아파트값, 다시 상승세로 전환되다
서울 아파트 시장이 다시 꿈틀대고 있다. 지난 6월 27일 발표된 대출 규제 여파로 급격히 냉각됐던 서울 부동산 시장이 8월에 접어들면서 다시금 온기를 되찾고 있는 모습이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6월 1만1933건에서 7월 2973건으로 무려 75%나 급감했다. 그러나 거래 감소와는 별개로, 가격 상승폭은 오히려 커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8월 첫째 주 기준,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14%로, 전주 0.12%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 같은 수치는 6·27 규제 발표 이후 6주 만에 처음 있는 반등이며, 투자 심리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특히 25개 자치구 중 16곳이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마포구·용산구·성동구 이른바 ‘마용성’ 지역이 중심축이 되어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시장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어디가 얼마나 올랐나? 지역별 분석
서울 주요 지역의 아파트값 상승폭을 보면, 상승 전환이 단순한 일시적 반등이 아니라 구조적인 흐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인 지역은 성동구로, 0.33%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전주(0.22%)보다 상승폭이 크게 확대되었다. 용산구는 0.22%(전주 0.17%), 마포구는 0.14%(전주 0.11%)로 역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남 3구의 경우 강남구가 0.15%(전주 0.11%)로 상승폭이 확대되었으며, 서초구(0.16%)와 송파구(0.38%)는 상승세가 유지되었지만 전주 대비 소폭 둔화되었다. 이는 강남 일대의 전통적인 수요 우위를 반영한 흐름으로 보인다. 경기권에서도 과천(0.34%)과 성남 분당(0.47%)이 강한 반등을 나타내고 있다. 수도권 외 지역으로는 세종시가 0.09% 올라 전주(0.02%)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이러한 상승은 전반적으로 실수요자보다는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과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가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아직 전셋값이 안정세인 상황에서 매매가만 오르는 ‘비정상적 흐름’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금이 기회일까, 위기일까?
서울 아파트값의 반등은 일부 수요자들에게 ‘지금이 마지막 저가 매수의 기회’라는 심리를 자극하고 있지만, 동시에 ‘거래는 죽었는데 가격만 오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거래가 급감과 함께 가격 상승이 벌어지는 현상은 시장의 왜곡된 구조를 여실히 드러낸다. 즉, 수요는 있으나 규제로 묶인 자금이 시장에 즉시 반응하지 못하는 사이, 기존 매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거래량이 동반되지 않는 가격 상승은 지속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8월 이후 정부의 추가 규제 여부, 글로벌 금리 환경, 서울시의 정비사업 추진 계획 등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지금의 반등을 ‘추세적 상승’으로 단정 짓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많다. 결국 지금의 서울 집값 반등은 투자자와 실수요자 모두에게 ‘신중함’을 요구하는 시점이다. 섣불리 진입할 경우 가격 하락 리스크를 안을 수 있고, 반대로 지나치게 관망만 할 경우 반등세에 올라타지 못하는 우려도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정부 정책 방향성과 금리 기조, 그리고 지역별 수급 상황을 꼼꼼히 따져보는 판단이다.